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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VOID



AVOID는 기피하다, 피하다 라는 뜻으로 해당 작품에서 포함하고 있는 의미를 담아내기에 알맞는 단어라고 생각했다.

제작 과정부터 내재된 의미에 대하여 설명 및 공유하고자 이렇게 글을 작성한다. 주제를 담는 방식과 과정에 있어서 부족함이 있을지 모르지만 지금 순간을 기억하고자 기록해본다.




작업물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오브제는 인물/계단/폭발/철창 이렇게 네가지이다. 계단은 감정의 기복을 은유적으로 표현했다. 오르던 내리던 매일같이 변화하는 감정선을 표현하기에 적합하다고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그 감정선에서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앉아서 어딘가를 응시하는 사람은 '나'로 담았다. 그 어디로도 향하지 않겠다는 의미인지, 지쳐 쉬고 있는지는 보는이의 해석에 따라 다르게 생각할 수 있다.

그리고 배경에는 위험한 상황이 일어나는 것을 표현하고 싶었기에 다양한 자료를 찾아봤다. 뭔가 복잡한 이미지를 보여주고 싶으나 배경이 차지하는 구역이 많지 않아 버섯구름(=폭발)으로 위 의미를 함축하여 담았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과 단절이 되지도 보호가 되지도 않는 철조망 울타리를 통해 표현하고자 하였다.


지금의 내 기분과 상황을 담은 작업물이다. 사회는 정치질과 싸움으로 가득한데 거기에 개입하기에는 지친 상태. 거기에 개입하는 순간 많은 감정이 오르고 내릴것을 알기에 나는 내 감정선과 울타리 안에서 나의 시간과 세계를 지켜낼 것이다. 제 3자가 보기에는 방관으로 보일까? 쉼으로 보일까?



처음으로 앉은 사람을 스케치했다. 주제와 오브제는 정해졌으나 이를 어떻게 구도화 시킬지에 대해서 오래 고민하는 편인데, 이번 작업물에서는 인물을 가장 크게 보여주고 싶었기에 구도화 작업에 많은 시간이 들지는 않았다.


처음으로 도전하는 프로그램이기에 펜툴이 익숙하지 않아서 얇은 선으로 라인만 정리했다. 긴머리, 파마머리, 포마드컷 등은 헤어스타일이 주는 이미지가 강하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중립적이고 이미지가 많이 주입되지 않는 빡빡머리의 남성으로 표현했다.


라인을 정리한 후 명암 작업을 진행했다. 완전한 블랙으로 채우는 작업을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을 쓸때 사용했는데 이번 작품은 일러스트레이터로 진행하지 않았기에 스크레치가 있는 블랙으로 채웠다. 스크레치가 있는 블랙으로 명암을 채우니 블랙의 비중이 많아도 부담이 덜하고 무겁지 않아서 계속 진행하기로 했다.


배경의 구성을 스케치 작업했다. 계단의 투시를 크게 주기에는 배경의 노출도가 확연히 떨어질꺼라고 판단하여 투시가 심하지 않은 계단으로 잡았다. 문제는 계단의 크기가 크다보니 앞쪽에 여백이 많아보여 식물로 단조로움을 덮고자 배치하였다. 다른 사물을 넣을까 했으나 뒷배경과 반대가 되는 오브제, 계단의 높이를 추측할 수 없는 오브제로는 식물잎이 좋다고 생각이 들었다.


배경에 블랙을 입히는 작업을 진행했다. 그림자 역시 인물과 같이 스크레치 블랙으로 작업을 하여 명암의 단계를 높였다.

버섯구름은 자칫하면 대형 나무처럼 보일까봐 컬러 작업에 앞서 여러번 수정을 거쳐서 과하지 않은 모양으로 자리잡았다.


앞서 말한 코너에 자리잡은 식물과 인물의 채색을 마쳤다. 패턴이나 컬러감이 진한 경우 헤어스타일처럼 인물의 이미지가 잡히고 부각될까봐 톤이 낮은 의상으로 채색했다. 이 작업물은 나의 생각과 상황을 시각화했지만, 이러한 상황이 나뿐만아니라 여러 사람에게도 적용되고 공감이 될꺼라 생각하여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인물이기를 바라며 작업했다.


계단 채색과 뒷 배경의 채색을 1차로 마쳤다. 계단도 무채색의 콘크리트로 작업했으나, 전체적으로 컬러가 풍부하지 못하다고 생각되어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흙+벽돌색을 조합하여 채색했다. 버섯구름은 단순한 톤 구분으로는 입체감이 살지 않을꺼 같고 인물보다 많은 명암 단계가 있기는 꺼려져 그라데이션으로 채색했다. 비하인드로 저 그림을 보고 계속 양념치킨 같다는 생각을 했다.


배경 중 하늘을 채색하고 다른 배경의 색채를 조정했다. 전체적으로 진행하지 않고 하나씩 밑그림/채색을 진행하다보니 전체적인 조화가 안우러지고 색조가 따로 논다고 느껴졌다. 다음 작업에는 철저히 설계하여 작업을 진행해야겠다.


의상의 컬러가 다른 컬러와 어우러지지 않아 톤다운을 하여 조정하였다. 계단 옆 철조망 울타리 작업까지 마치니 제법 밀도가 올라왔다. 철조망은 드로잉 작업이 불가능할꺼 같아 일러스트레이터에서 제작 후 앉히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화룡점정이라는 말처럼 인물의 얼굴을 마지막으로 작업했다. 앞에서 말했듯 이 인물은 그 누구도 될 수 있는 인물이기를 바랬다. 그래서 특정 인물의 얼굴을 담기보다는 의미를 내포하는게 낫다고 생각했다. 우울함을 뜻하는 단어 및 컬러인 Blue(=파랑) 계열을 바탕에 칠하고 그 속에 웃는 듯한 입을 그려 넣었다. 방관이 되었던 쉼이 되었던 우리가 궁극적으로 원하는건 행복이라는 것을 담아냈다.


아이패드에서 작업을 마친 후 아이맥으로 파일을 가져와서 최종적으로 다듬어 완성하였다. 톤보정, 오류 수정, 텍스트 삽입 등 전반적으로 어우러지는 작업물로 만들기 위한 최종 단계이다.


작업을 진행하기 앞서 기존에 사용하지 않은 새로운 프로그램을 사용하여 나의 작업물을 제작하고 싶었다. 새롭게 적용한 기법과 새로운 프로그램으로 꽤 만족도가 높은 작업물이 나왔다. 타임랩스,유튜브 등 작업물 시작부터 끝까지 영상으로 기록하고 공유하고 싶은 마음이 크지만 아직은 100%의 만족도 영상을 편집할 여유도 부족하다. 작업을 처음부터 끝까지 한자리에서 진행하면 가능할지 모르지만, 직장생활 중 시간을 내어 틈틈히 작업하다보니 가능할지는 모르겠다.


끝으로 처음으로 중간과정과 설명을 녹여낸 게시글인데, 사람들에게 어떻게 받아들여질지는 모르겠다. 사소하고 영업비밀?까지 숨김없이 주저리 늘어놨지만 쫄보라서 악플 달릴까봐 댓글창을 막았다. 다음에 더 발전되고 좋은 작업물로 게시글을 작성하는날까지 모두들 코로나 조심하세요~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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